전자레인지가 없던 조선시대 사람들은 식은 음식을 어떻게 데웠을까? 아궁이·솥·시루 이야기
오늘날에는 냉장고에서 꺼낸 밥이나 반찬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몇 분만 돌리면 다시 따뜻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국과 찌개도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에 올리면 어렵지 않게 다시 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음식을 데우기 위해서도 먼저 불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솥이나 냄비에 옮겨 다시 끓이거나, 뜨거운 김을 이용해 음식의 온도를 올리는 방식처럼 음식 종류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야 했습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냉장고가 없었던 만큼 오늘날처럼 며칠 동안 남은 음식을 차갑게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다시 데워 먹는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데우기'는 보관과 조리량 조절, 남은 음식 활용과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식은 밥과 국, 떡과 여러 음식을 조선시대 부엌에서 어떻게 다시 따뜻하게 만들 수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음식을 다시 데우려면 가장 먼저 불부터 살려야 했다
전자레인지는 버튼만 누르면 열이 생기지만 조선시대 부엌에서는 음식보다 먼저 불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아궁이에 남은 불씨가 있다면 마른 나무와 잔가지를 더해 다시 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불이 완전히 꺼졌다면 새로운 불씨를 만들고 땔감을 붙이는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식은 밥 한 그릇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도 오늘날처럼 몇 분 안에 간단히 끝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침밥을 지은 뒤 남은 불을 활용하면 훨씬 편했다
이미 밥을 짓거나 국을 끓이기 위해 아궁이에 불이 들어와 있다면 그 열을 활용해 다른 음식을 데우는 것이 효율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장작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도 솥이나 작은 그릇을 불 가까이에 두어 음식의 온도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37편에서 살펴본 물 끓이기처럼 조선시대 부엌에서는 하나의 불을 여러 일에 연달아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밥을 짓고, 물을 데우고, 남은 국을 다시 끓이는 순서를 잘 정하면 땔감을 아끼면서 부엌일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국과 찌개는 솥에서 다시 끓이는 방법이 가장 직접적이었다
국물이 있는 음식은 다시 솥이나 적당한 그릇에 담아 불 위에서 데우는 방법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식은 국을 다시 끓이면 전체적으로 온도를 고르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국물이 졸아 너무 짜지거나 바닥이 눌지 않도록 상태를 살펴야 했습니다.
물이 많이 줄었다면 상황에 따라 물을 조금 보충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원래 음식의 맛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끓이는 일에도 불 세기와 양을 조절하는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다시 끓인다고 상한 음식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었다
조선시대 여름 음식 이야기를 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음식을 다시 뜨겁게 만든다고 해서 이미 상태가 나빠진 음식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냄새가 이상하거나 평소와 다르게 변한 음식은 다시 끓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현대적인 미생물 지식이 없었지만 냄새와 색, 맛과 질감의 변화를 통해 음식 상태를 판단하는 생활 경험이 중요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은 음식은 오래 두고 계속 되살려 먹기보다 처음부터 많이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한 방법이었습니다.
식은 밥은 다시 솥에 넣어 데울 수 있었다
밥은 식으면 수분이 줄고 처음 지었을 때보다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남은 밥을 다시 따뜻하게 먹으려면 솥에 넣어 약한 불과 수분을 이용해 데우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너무 센 불을 사용하면 밥바닥만 타고 위쪽은 충분히 따뜻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수분과 약한 열을 이용해 천천히 데우는 편이 더 나았습니다.
전자레인지가 음식 내부의 수분을 빠르게 가열하는 것과 달리 당시에는 솥 전체의 열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김을 이용해 밥이나 떡을 데우는 방법도 있었다
직접 불에 닿게 하면 쉽게 타거나 마를 수 있는 음식은 뜨거운 김을 이용해 데우는 방법이 유용했습니다.
물을 끓일 때 생기는 수증기가 위쪽의 음식을 따뜻하게 만들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시루를 이용해 떡을 찌는 문화가 발달해 있었기 때문에 증기를 이용한 조리 방식 자체는 익숙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떡이나 밥처럼 다시 부드럽게 만들고 싶은 음식에도 증기를 이용하는 방식이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시루는 떡을 만들 때만 쓰는 도구가 아니었다
시루는 아래쪽의 솥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로 위에 놓인 재료를 익히는 전통 조리도구입니다.
대표적으로 떡을 찌는 모습이 잘 알려져 있지만 증기를 이용해야 하는 여러 조리 과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불에 닿지 않기 때문에 음식이 타는 위험을 줄이면서 수분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시루를 사용하려면 아래 솥에 물을 넣고 다시 불을 피워야 하므로 작은 음식 한 조각을 데우는 데에는 다소 번거로울 수 있었습니다.
떡은 식으면 굳기 때문에 다시 찌면 먹기 편했다
떡은 시간이 지나면 수분 상태가 달라지면서 처음보다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찹쌀이나 멥쌀로 만든 떡은 갓 쪘을 때와 식은 뒤의 식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떡은 뜨거운 김을 이용해 다시 찌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먹기 좋았습니다.
명절이나 제례처럼 떡을 많이 만드는 날에는 한 번에 모두 먹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먹을 때 데우는 방법도 중요했습니다.
전과 부침 음식은 다시 불에 올릴 수도 있었다
이미 부쳐둔 음식이 식었다면 다시 번철이나 적당한 조리도구에 올려 약한 불로 데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름이 있는 음식은 불을 너무 세게 하면 쉽게 타거나 겉부분만 지나치게 익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조리하는 것과 단순히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불 조절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오늘날 프라이팬에 남은 전을 다시 데우는 것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불 세기를 손잡이 하나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큰 차이였습니다.
고기 음식도 무조건 여러 번 데워 먹기 어려웠다
고기는 냉장고가 없는 환경에서 장기간 보관하기 어려운 식재료였습니다.
이미 조리한 고기라고 해도 한여름 실온에서 오랫동안 두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남은 고기를 다음 날까지 계속 보관했다가 반복해서 데워 먹는 방식보다는 가능한 한 조리한 시점에 먹는 것이 현실적이었습니다.
오래 두어야 한다면 처음부터 말리거나 소금을 사용하는 등 별도의 저장 방식이 더 중요했습니다.
남은 밥은 꼭 다시 밥으로만 먹을 필요가 없었다
식은 밥이 남았다고 해서 반드시 원래 밥의 형태로 되돌려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과 함께 끓여 죽이나 부드러운 음식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이미 굳은 밥을 다시 부드럽게 만들면서 물과 다른 재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음식이 남았을 때 단순히 '재가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음식으로 바꾸는 것도 남은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누룽지는 다시 데울 필요 없이 다른 음식이 되었다
솥바닥에 눌어붙은 밥은 억지로 떼어 다시 밥처럼 먹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적당히 눌은 부분은 누룽지로 먹을 수 있었고 물을 부어 끓이면 숭늉이 되었습니다.
즉 조선시대 부엌에서는 남은 밥과 눌은 밥이 새로운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36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밥을 짓고 난 솥이 바로 숭늉을 만드는 그릇이 되는 구조였습니다.
음식을 데울 때 뚜껑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솥이나 냄비의 뚜껑을 덮으면 내부의 열과 수증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밥이나 떡처럼 수분을 잃으면 딱딱해지는 음식은 내부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약한 불을 이용하면 위쪽까지 열이 퍼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조리에서는 불의 세기뿐 아니라 뚜껑을 언제 열고 닫는지도 중요한 기술이었습니다.
아궁이에서는 약한 불을 만드는 것도 기술이었다
음식을 새로 익힐 때는 강한 열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미 익은 음식을 데울 때는 지나치게 강한 불이 오히려 문제가 됩니다.
가스레인지처럼 숫자로 화력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에 땔감의 양과 종류, 불씨 상태를 보면서 약한 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불꽃이 너무 커지면 장작을 덜 넣거나 남아 있는 숯과 불씨의 열만 활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부엌일은 단순히 불을 피우는 능력보다 원하는 세기로 유지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 때가 많았습니다.
먹는 사람의 시간이 달라지면 다시 데울 일이 생겼다
가족 모두가 항상 같은 시각에 밥을 먹는 것은 아닙니다.
농사일이나 장터, 외출과 관청 업무 때문에 한 사람이 늦게 집에 돌아오면 이미 차려둔 밥과 국이 식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따뜻하게 먹게 하려면 남아 있는 불씨를 살리거나 다시 아궁이에 불을 피워야 했습니다.
가족 한 사람의 늦은 식사도 부엌에서는 추가적인 노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손님이 늦게 도착해도 부엌일이 다시 시작될 수 있었다
먼 길을 온 손님은 예정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미 준비한 음식이 식었다면 따뜻한 국을 다시 끓이고 밥과 다른 음식을 데우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19편에서 살펴본 손님맞이는 방을 내어주고 인사하는 것뿐 아니라 음식 준비와 설거지까지 포함하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에 식은 음식을 다시 데우는 과정까지 더해지면 손님 한 명의 방문이 부엌의 긴 하루로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겨울에는 식은 음식이 더 빨리 차갑게 느껴졌다
한겨울에는 방과 부엌의 기온이 낮아 막 만든 음식도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식을 수 있습니다.
따뜻한 국과 밥을 먹으려면 식사하는 시각과 조리가 끝나는 시간을 어느 정도 맞추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미 식었다면 아궁이의 불을 활용해 다시 따뜻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는 조리불이 온돌 난방과도 연결될 수 있었기 때문에 음식을 데우는 불이 방을 따뜻하게 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음식을 데우기보다 보관 상태를 먼저 봐야 했다
여름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높은 기온에서는 음식 상태가 더 빨리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은 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불에 올려 다시 따뜻하게 만들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언제 만든 음식인지, 냄새와 색이 이상하지 않은지, 벌레가 접근하지 않았는지 등을 먼저 살펴야 했습니다.
35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냉장고가 없는 여름에는 '잘 데우는 방법'보다 '오래 남기지 않는 방법'이 더 중요할 때도 많았습니다.
반찬마다 데우는 방법도 달랐다
모든 음식을 한 솥에 넣어 같은 방법으로 데울 수는 없었습니다.
국은 다시 끓일 수 있지만 나물이나 이미 양념된 반찬은 지나치게 가열하면 식감과 맛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떡은 김으로 찌는 편이 적합할 수 있고 전이나 부침 음식은 다시 번철에 올리는 방법을 쓸 수 있었습니다.
결국 다시 데우는 일도 음식의 수분과 재료, 처음 어떤 방식으로 조리했는지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전자레인지가 없는 만큼 조리도구를 여러 번 사용해야 했다
오늘날에는 그릇째 전자레인지에 넣어 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음식을 솥이나 조리 가능한 그릇으로 옮긴 뒤 불이나 수증기를 이용해 데워야 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용해야 하는 솥과 그릇도 늘어나고 식사 후 설거지 역시 많아질 수 있습니다.
음식 한 번 다시 데우는 일이 불 피우기와 설거지까지 연결되는 이유입니다.
박물관에서 시루를 보면 '다시 데우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 시루를 보면 보통 떡을 만드는 장면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시루의 핵심은 솥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김을 이용한다는 데 있습니다.
아래에 물이 끓고 그 위의 구멍을 통해 김이 올라오며 직접 불에 닿지 않은 음식이 따뜻해지는 구조입니다.
이런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증기가 중요한 조리 수단이었다는 점이 더 잘 보입니다.
전통 부엌을 볼 때 솥과 시루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면 단순한 유물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실제 사용 장면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전자레인지가 없던 시대에는 '먹을 때 맞춰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조선시대에도 식은 음식을 다시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은 있었습니다. 국과 찌개는 솥에서 다시 끓이고, 밥은 수분과 약한 불을 이용해 데우며, 떡처럼 굳기 쉬운 음식에는 뜨거운 김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식 한 접시를 다시 데우기 위해서도 불을 살리고 솥과 땔감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처럼 많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각자 원하는 시각에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 생활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가족의 식사시간에 맞춰 음식을 만들고 가능한 한 갓 지은 밥과 따뜻한 국을 바로 먹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지난 37편에서는 전기주전자 없이 아궁이와 솥, 주전자와 남은 불을 이용해 물을 끓이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38편에서는 같은 불을 이용해 식은 밥과 국, 떡을 다시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전자레인지가 없던 시대에는 음식의 온도를 다시 올리는 일 자체가 하나의 조리였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부엌에서는 '언제 먹을 것인가'를 생각해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했습니다.
FAQ
조선시대에는 식은 밥을 어떻게 데웠나요?
솥과 약한 불을 이용해 다시 데우거나 적당한 수분과 뜨거운 김을 활용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정과 음식 상태에 따라 방법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전자레인지처럼 김으로 음식을 데웠나요?
전자레인지와 원리는 전혀 다르지만 솥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한 찜 조리는 널리 활용되었습니다. 시루가 대표적인 도구이며 떡과 여러 음식을 익히거나 따뜻하게 만드는 데 증기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남은 국은 다시 끓여 먹었나요?
상태가 괜찮은 남은 국물 음식은 솥에 다시 올려 데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미 상하거나 상태가 변한 음식은 다시 끓인다고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남은 음식을 며칠씩 데워 먹었나요?
냉장고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여러 날 안전하게 냉장 보관했다가 반복해서 데워 먹는 생활은 어려웠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음식을 만들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떡이 굳으면 어떻게 먹었나요?
떡은 뜨거운 김을 이용해 다시 찌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시루처럼 증기를 사용하는 조리도구가 이런 방식과 잘 맞았습니다.